Stephen Hawking과 Leonard Mlodinow의 'The Grand Design'

스티븐 호킹. 그와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눈다면 어떤 느낌일까. 오래 전 <시간의 역사>를 읽을 때도 그랬고, 이번 이 책을 읽으면서도 그의 '편안한' 이야기 스타일에 놀란다. 마치 다정한 할아버지가 손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듯,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느라 얼굴을 찡그려가며 애쓰는 그런 모습은 상상할 수도 없이, 과학에서 법칙이라는 것은 무엇이고 또 어때야 하는지, 양자이론이니 상대성이론이니 하는 것들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지, 시간과 공간의 궁극적 의미는 무엇인지, 또 왜 우리의 우주가 Multiverse의 하나일 수밖에 없는 것인지, 편안하게 '풀어나간다'. 때로는 인디언 때로는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신화까지 곁들여가면서 그 상징성과 중요성을 일깨워주면서.

물론 이 책에 강의성격의 해설만 들어있는 것은 아니다. 책 첫머리에 (마치 니체가 '신은 죽었다'고 외치듯이) '철학은 이미 죽었다'고 단언하고, 파인만의 양자이론 개념을 원용하여, '우주는 하나의 역사를 가진 것이 아니라 모든 가능한 역사들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더니, 급기야는 '역사가 우리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과거를 관찰함으로써 역사를 창조했다'고 선언한다. '철학자 니체'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애초부터 신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외치는 격이라고나 할까?

매스컴에서처럼 저자들의 결론적 주장에 그다지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면(또 다행히 이 책 어디에도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철학적 체계'는 존재하지 않으니 철학책이라기보다는 그저 하나의 과학해설서일 뿐이고), 우리가 사는 '이 물질세계와 우주의 근본'에 대해 한 번쯤은 깊게 생각해보기 위해서라도 꼭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다. (마치 꼭 그래야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철학이라는 세계의 전체그림을 보기 원한다면 <소피의 세계>가 한번쯤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듯이)

이 책뿐 아니라 바로 얼마 전에 읽었던 Paul Davis의 <Cosmic Jackpot>에서처럼 이런 쪽 책을 읽을 때마다 드는 의문 하나. 빅뱅의 순간, 먼지 하나보다도 더 '무한히' 작은 그 '점'이 우주로 폭발하던 그 순간에 양자입자 원자와 같은 '구조'는 물론 그들을 지배하는 각종 물리법칙도 태어났을 텐데, 도대체 이 '법칙'이란 것은 어떻게 생겨나게 되었을까.

by 작은새 | 2010/10/21 22:35 | 책을 읽고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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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Dancer at 2010/10/22 11:35
1다음의 숫자가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1
쯤 되는 숫자일까요?


사실 그것도 알 수 없습니다. 같은 이유로 0 다음의 숫자도 알 수 없죠.
언젠가 알 수 있게 되는 날이 올까요?


현재를 기점으로 논리적으로 따져보건데.. 아마 그런 날은 안 올 것 같습니다.
다만 언젠가 이 논리구조를 탈출할 날이 올 수 있을지 그것도 알 수 없죠.

그때가 오기를 기대합니다.
Commented by Dancer at 2010/10/22 11:36
사실 최초의 순간이라고 말을 하지만,

그 순간이 정확히 얼마만큼의 순간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인간은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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